편의점은 원래 '편리하게' 이용하는 편의 시설인데, 제목 앞에 '불편한'이라는 수식어가 있어 제목부터 흥미를 끌었다.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주인공은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이 누구인지도,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 말을 안 하고 살다 보니 말도 더듬게 되었다. 어느날 70대 할머니의 지갑을 주워서 찾아주게 되며 그 인연으로, 청파동 골목에 있는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냄새나고 말도 어눌한 노숙자 독고는 편의점에 있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따뜻하고 성실한 그의 모습을 보며 점차 신뢰하게 된다. 자신에게 차근차근 업무내용을 알려준 시현에게 유튜브에 올려보라고 조언하고, 아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오여사에게 삼각김밥과 함께 편지를 주라고 귀띔해주며, 밤마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세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로 혼술 하는 경만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옥수수수염차를 권한다. 또한 작가 인경에게 영감을 불어주고, 염여사와 민식의 틀어졌던 관계를 이어주며, 이러한 소통의 과정 속에서 본인의 기억도 되찾게 되는 내용이다.
'선한 영향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타인에 대한 마음 씀씀이…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의 아픔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사람, 쉬울 것 같지만 요즘 이런 사람을 보기 드물다. 팍팍한 삶 속에서 나만, 나의 아이만, 나의 가족만을 생각하기에도 벅차 보인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p252)
행복은 일정 시점에서 우리를 기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함께 있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에 공감한다. 아무렇지 않고 평온해 보이는 사람들도, 그들마다의 속 아픈 사정들이 존재하니, 우린 더 따뜻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존경과 품위로 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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